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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편의점』 21/23장– 푸른 언덕과 인사의 뒷모습, 그리고 한 장의 주민등록증훈의 독서 스토리/불편한 편의점 2025. 6. 27. 19:35
📖 『불편한 편의점』 21/23장
– 푸른 언덕과 인사의 뒷모습, 그리고 한 장의 주민등록증사내는
남은 물을 다 마신 뒤
주위를 둘러본다.“근데… 여기… 어디죠?”
“여기? 청파동. 푸른 언덕.”
푸른 언덕.
그 말에
사내는 수염 속으로 웃음을 지으며
도시락과 된장국 용기를 들어
조용히 일어선다.♻️
그는 자연스레
재활용통에 그것들을 버리고,
입을 닦기 위해 점퍼 안에서
구겨진 휴지 뭉치를 꺼낸다.그러곤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서울역 방향으로 걸어간다.노숙자 같지 않게,
정중하고 단정하게.염 여사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편의점 안으로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시현이 묻는다.“어머, 어머. 그게 진짜예요?
지금까지 그 사내랑 있었던 거예요?”염 여사는
기차 안에서 파우치를 잃어버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조곤조곤 털어놓는다.시현은 반쯤 걱정, 반쯤 호기심 섞인 눈빛으로
“재밌는 사람이네요. 경우가 있어서
노숙자 같지가 않아요.”“제가 보기엔 그냥 노숙잔데요…
지갑에 혹시 없어진 거 있나 보세요.”💼
염 여사는 파우치를 열어본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시현을 향해 보란 듯 웃으며
지갑을 꺼내 들고는
신분증을 꺼내어 보여준다.“달라 보이니?”
시현은 대답한다.
“똑같으신데요?
흰머리 조금 빼고는 하나도 안 늙어 보이세요.”염 여사는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자세히 들여다본다.사진 속 얼굴은
지금의 자신과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분하지만, 그 사람 말이 맞네.”
“네?”
“경우가 있어.
그리고 시현이는,
배려가 있고.”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