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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불편한 편의점』 18/19장– 녹색 테이블 위의 수라상, 국물 한 모금의 위로
    훈의 독서 스토리/불편한 편의점 2025. 6. 26. 22:26

    📖 『불편한 편의점』 18/19장

    – 녹색 테이블 위의 수라상, 국물 한 모금의 위로

     

     

    녹색 플라스틱 야외 테이블.
    그 자리는 금세
    사내만의 작은 식탁이 되었다.

    사내는 마치 보물처럼
    도시락 뚜껑을 조심스레 열고,
    정성스레 젓가락을 가른다.

     

    그리고는
    밥 한 술을 떠
    천천히 입에 넣는다.

     

    염 여사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컵 된장국 하나를 골라
    계산대로 향한다.

     

    바로 알아챈 시현이
    바코드를 찍는다.
    염 여사는 온수를 붓고 수저를 챙겨
    조심히 다시 사내 곁으로 나간다.

     

     

    “같이 먹어요.
    국물이 있어야 좀 낫지 않겠어요.”

    그녀가 건넨 된장국과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사내는
    말없이 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마치
    그 한 모금 안에
    감사와 허기를 함께 삼켜버린 듯.

    뜨거움조차 잊은 채
    된장국 반을 단숨에 들이키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시 젓가락질을 시작한다.

     

     

    편의점 안으로 다시 들어간 염 여사는
    종이컵에 물을 담아
    사내 옆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앉는다.

    사내의 식사 풍경을 바라보는 그녀.

     

    겨울잠을 자고 깨어난 곰처럼,
    아니면
    겨울잠을 준비하며 꿀을 파먹는 곰처럼.

    염 여사는 문득 생각한다.

     

    ‘노숙자가 이렇게 덩치가 좋을 수 있을까?’
    ‘허겁지겁 먹는 것 때문일까?’
    ‘빈곤층일수록 비만율이 높은 이유와 같은 걸까?’

     

     

    편의점 안으로 다시 들어간 염 여사는
    종이컵에 물을 담아
    사내 옆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앉는다.

    사내의 식사 풍경을 바라보는 그녀.

    겨울잠을 자고 깨어난 곰처럼,


    아니면
    겨울잠을 준비하며 꿀을 파먹는 곰처럼.

    염 여사는 문득 생각한다.

     

    ‘노숙자가 이렇게 덩치가 좋을 수 있을까?’
    ‘허겁지겁 먹는 것 때문일까?’
    ‘빈곤층일수록 비만율이 높은 이유와 같은 걸까?’

     

    “천천히 먹어요.
    아무도 안 뺏어 먹으니까요.”

    그 말에 사내는
    볶음김치 국물을 입가에 묻힌 채
    염 여사를 올려다본다.

    이제 그의 눈빛은
    경계 대신,
    고분고분함이 담긴 표정이다.

     

    🗒️ 훈이의 독서 메모

    이 장면이 따뜻한 이유는,
    도시락과 된장국 때문만은 아니에요.

    말없이 챙겨준 국물 한 컵이,
    말보다 먼저 도착한 따뜻한 손길이
    사람을 바꾸기도 하니까요.

     

    경계하던 눈빛에서,
    고분고분한 표정으로 —
    그 변화의 시작엔
    누군가의 조용한 배려가 있었어요.

    우리는
    ‘그냥 같이 먹자’는 말에서
    사람 사이의 온도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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